하...
못 참고 차 돌렸습니다
여자친구랑 사천 비토섬
카라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차에 짐을 싸
야심차게
하동으로 출발했어요
국도로 1시간 18분
응 별거아냐~
라고 생각했었는데
왜 그때는
그냥 가면 된다는
짧은
생각을 했었을까요...
.
.
.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습니다
그것도
십리가 벚꽃길이
될거라는
아주 들뜬 마음으로요
사천을 지나서 옥종 간판을 지나
아주 씐나게 노래도 틀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목적지로 달려갔어요
"대한민국의 알프스 하동"

하동에 도착했을 때
저기 멀리서
아주 아름다운 벚꽃들이
저를 향해 손을 흔들었죠
처음 마주한 벚꽃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죠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마치 내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들어가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아니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30분이 남았다고
알려줄 때
우린
뭔가 이상함을 느꼈어요
우리가
10분 전
창문으로 통해서 본
풍경이...
도대체 왜
아직도
있는 거죠?
창문을 통해
밖을 볼 때마다
왜
도착시간은
1분씩 늘어나는 거냐고요
좀 전에
앞에 차에서
잠깐 멈추더니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황급히 자리를 바꿀때
나는
아저씨의 얼굴을 봤었는데
그 무언가 잃은 듯한
얼굴을 봤는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던걸까!
그러고 15분을 더 달렸을까요...
으잉?
10분이 더 늘어있네요
우린 십리벚꽃길을 가기 전에
벌써 십리를 가고 있었어요
허허
시간이 갈수록
표정이 점점 굳어져가고
화장실도 없는 이 길에서
나의
베.프도
인내심을 거의 잃어가고 있었죠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친구가 말을 꺼냈어요
"오빠... 저기 너무 이쁜 것 같지 않아? "
오...신이시여
저는 신을 믿진 않지만
9시 아침마당에 나올 법한
리액션을 했어요
"맞아 바로 저건데?!
와 내가 봤을 때
저게 진짜 벚꽃이지"
이 리액션에
여자친구는 피식 웃으며
함께 차에서 내려
차들이 많이 지나가는
그 곳에서
이쁜 사진들을 찍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마 저를 배려해준
여자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하지만 여자친구는
정말 자기도 좋아서
내린거고
사진이 이뻐서 참 좋았다고
말해주더라구요
그렇게 사진을 찍고
배도 고파서
옆에 있던 "은성"이라는
식당에 가서
나의 베.프의
힘들었던 짐도 덜어주고
맛있는 참게탕을 먹고
배부르게 나와서

이제는
차들이 오는 방향 반대 방향으로
아주 냅다
달렸지요
저의 자동차 페달을
밟는 발은
마치 레이싱 선수가 된 듯
아주 빠르게
많은 차들을
역주행 해나갔죠

아마 이 때가 3시였는데
이 분들은
해가 지고
집에 도착하시겠구나...
하면서
요리조리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발이 더욱 더
쌈바 댄스를 추더라구요

우린 그렇게
1시간을 걸려
진주에 도착해서
여자친구가
가고 싶어했던
금산못이라는 곳에 가서
또 다른 곳의 벚꽃을
보았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당연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관광명소가
이쁘기도 하고 좋겠지만
내가 가야하는 목적지가
사람들이 모두 가기 때문이라면
차를 과감히 돌리는
하나의 방법도
어쩌면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
.
.
오늘 저에게는
벚꽃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었고
여자친구의 배려에 감사함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고맙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hoxy...
지금
달리는 차 안에서
목적지를 조금만
바꿔보시는건 어떨까요?
.
.
.
물론
강단있게
가시는 것도
응원합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가 '인도'하겠습니다 (0) | 2020.04.03 |
---|---|
10분만 더 일찍 준비할 걸... (0) | 2020.04.03 |
그녀를 만나기 30분 전 (0) | 2020.04.03 |
당신은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 (1) | 2020.04.03 |
첫 시작 (0) | 2020.04.03 |